호떡

얼마 전 시장 옆을 지나가다 우연히 호떡을 구워 팔고 있는 가게를 보고 어릴 적 호떡을 먹던 생각도 나고 배도 고프고 하여 사먹게 되었다. 따뜻한 호떡을 먹으며 주인 아주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어릴 적 추억에 잠겼다.

호떡은 내 기억으로는 쉽게 먹을 수 있던 것은 아니었다. 아마 할머니께서 자주 해 주시지 못한 것 같다. 더운 여름에는 만들기가 어려웠을 것 같고 늦가을이나 겨울에 해 주신 것으로 기억한다. 밀가루를 반죽하여 오래된 양은 그릇에 담아 놓으면 언제 먹을 수 있냐고 계속 할머니께 물었던 것 같다. 평소에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정말 좋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요즘 만들어 파는 여러 가지 재료가 들어 있는 호떡과 다르게 그 당시에는 별다르게 첨가하는 것은 없었다. 단지 흑설탕이 전부였다. 단맛이 나는 것은 흑설탕이 전부라고 알고 있던 나는 그저 즐거운 마음뿐이었다. 하얀 설탕이 있다는 사실 자체도 몰랐었다.

굽는 도구도 따로 없었다. 오래 전에 사 놓은 일년에 몇 번 쓸까 말까 하는 까만 프라이팬에 언제 사 놓은지 모르는 오래된 식용유를 두르고 어쩌다 특별한 날에만 사용하는 곤로에 올려놓고 적당한 크기로 반죽을 떼어내어 숟가락으로 흑설탕을 얹어 조물조물 매만진 뒤 올려놓으면 그만 이었다. 동그란 호떡 반죽을 올려놓고 밑이 평평한 쇠 그릇으로 꾹 눌러서 납작한 모양을 만들고 앞뒤로 충분히 익으면 맛있는 호떡이 완성되었다. 할머니께서는 그 뜨거운 호떡을 맨손으로 재빠르게 뒤집으셨다. 반대편면이 익으면 바로 주셨지만 너무 뜨거워서 바로 먹지는 못하고 서투른 젓가락질로 바깥쪽부터 먹기 시작하였다. 어느 정도 식으면 본격적으로 손에 쥐고 먹는데 급히 먹다 안에 들어있는 뜨거운 흑설탕 물에 입을 데이곤 하였다. 먹을 것이 그리 많지 않았던 터라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할머니의 정성이 그 맛을 더한 것은 분명한 일이었다. 할머니께서는 다음 호떡을 기다리는 나에게 흑설탕을 한 숟가락씩 먹여 주시곤 하셨다. 흑설탕 또한 쉽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정말 좋았었다.

지금 사 먹고 있는 것은 여러 가지 재료가 들어가 있어 옛날의 호떡보다 분명히 맛이 있을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옛날의 그 호떡과는 말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달랐다.

시간이 흘러 여러가지 인위적이고 획일적인 맛에 길들여진 내가 다시는 맛볼 수 없는 맛. 하지만 어렴풋하게 부뚜막에 손자와 나란히 앉아 손자를 위해 호떡을 구워주시던 할머니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는 소중한 기억인 것 같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그 모습이 떠오른다.

추운 겨울 차가운 마음에 따뜻한 그 당시의 할머니의 마음을 호떡을 통하여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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